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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AE Story

여가, 문화, 나눔, 주거 등 시니어를 위한 가치 있는 이야기를 전합니다

끊임없는 학습이 노년의 삶에 주는 긍정적 효과

2024-05-02

끊임없는 학습이 노년의 삶에 주는 긍정적 효과
- 인생 2막 큐레이터가 들려주는 인생 2막을 잘 보내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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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자는 어떻게 내야 하죠?”
 
내로라하는 기업에서 국장까지 지내고 은퇴를 앞두신 분께 이런 질문을 받은 적이 있었다. 평생 직장생활을 하며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었지만, 홀로서기 위한 기초적인 지식이 없었던 것이다. 2막을 앞두면 새롭게 알아야 할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오죽하면 ‘회사 안은 정글, 회사 밖은 지옥’이라는 농담 같은 진담이 유행을 하겠는가.
 
나 역시 개인사업자를 낼 당시, 밤잠을 이루지 못하며 고민을 했었다. 어떤 사업을 할지 거창한 구상을 하느라 잠들지 못한 게 아니다. 회사 이름은 무엇으로 정할지, 업종은 무엇으로 선택할지, 사무실 주소를 입력하기 위해 임대를 해야하는지 등 구체적인 절차를 알지 못해 정보를 찾느라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었다. 막상 세무서를 찾아가 사업 신고를 하고 나니, 허무할 정도로 금세 사업등록증이 나왔다. 알고 나면 너무나 쉽고, 모를 땐 너무나 어렵기 마련이다.
 
‘인생 2막’은 그야말로 인생의 한 장(chapter)이 바뀌어야 만날 수 있는 시간이다. 보통 사회생활을 시작하기까지 약 16~20여년의 학습 기간을 거친다. 초등학교에 입학해 대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한 번도 쉬지 않고 제때 졸업한다고 해도 16년이다. ‘n수’를 하거나 대학원까지 다니게 되면 20여년 가까이 공부를 하는데, 이때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평생 살아갈 수는 없다. 20대까지 입력된 정보와 지식을 바탕으로 20~30년 직장생활을 하고 나면 은퇴를 한다. 이제 조직을 떠나 직장인이 아닌 직업인으로서의 능력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 2막을 시작하기 위해 공부는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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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막을 준비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공부가 필요하다. 첫째, 새로운 기술이 필요하다. 사업자를 내는 과정이라든가 세무신고와 같은 행정적인 일을 직접 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과거 직장의 전문 부서에 맡겼던 일들을 할 줄 알아야 한다. PPT나 엑셀 등 부하직원들에게 맡겼던 기술도 직접 할 수 있도록 익혀야 한다. 새로운 소셜 미디어나 챗gpt와 같은 생성형AI도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개발해야 한다.
 
둘째, 새로운 정보가 필요하다. 직장인은 회사가 제시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면 되지만, 2막에는 자신의 목표를 스스로 설정해야 한다. 목표를 설정하기 위해서는 세상이 어디로 어떻게 흘러가는지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2막의 커리어 분야에서 새롭게 상대할 기업이나 고객의 니즈가 어떻게 변하는지 알고 있어야 한다.
 
셋째, 새로운 전문분야의 지식이 필요하다. 초·중·고·대학교 때 성실히 공부한 인풋(input)을 바탕으로 직장에서 아웃풋(output)을 냈다면, 이제 지식의 곳간은 텅 비었을 공산이 크다. 직책으로 모두가 권위를 인정하는 시절은 지나갔기 때문에, 오롯이 능력으로 전문성을 입증해야 한다. 더 이상 명함 뒤에 숨을 수는 없는 것이다. 끊임없이 전문분야의 지식을 업데이트하고 충전해야 한다.

넷째, 새로운 지혜가 필요하다. 2막을 시작하는 이들은 20대의 신입사원처럼 미숙한 면이 있다. 하지만, 중년을 지나 노년을 향하는 나이에 사회초년생처럼 좌충우돌할 수는 없고, 이전보다 건강에도 더 신경을 써야 한다. 다양한 세대를 아우르며 일할 수 있는 지혜도 필요하다. 같은 직장의 일원들과 단합하는 방식과 다르게 커뮤니케이션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2막에 필요한 공부는 학창시절처럼 정해진 커리큘럼이 있어 그대로 따라가는 방식으로 할 수는 없다. 목표도 스스로 설정하고 평가도 자신이 해야 한다. 스스로 필요한 부분을 알아채고, 공부하는 외로운 싸움이다. 그야말로 ‘자기주도적 학습’을 해야 한다. 새로운 분야를 공부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자세는 자신의 나이를 생각하지 않고 먼저 참여할 수 있는 마음가짐일 것이다. 거창하게 대학원에 입학해 학위를 취득하지 않아도 된다. 요즘 지역사회나 온라인 커뮤니티에 다양한 분야를 가르쳐주는 강좌가 많다. 이런 수업에 참여해 배우며 나누는 기회부터 참여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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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혹은 노년의 공부는 학창시절 공부처럼 고통스럽기만 하지 않다. 물론, ‘2막에 살아남기’라는 목표만 생각한다면 고될 것이다. 하지만, 일단 시작해보면 생각하지 못했던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첫째, 새로운 일을 개척할 수 있다. 코로나19 당시 많은 강사들이 대면 강의의 기회를 잃어 힘든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영상 촬영, 온라인 화상 회의 등의 기술을 빠르게 익힌 이들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열렸다. 이처럼 기술을 습득해 생각하지 못한 일을 하게 될 수도 있다.
 
둘째, 뇌 운동에 도움이 된다. 인생의 후반부로 갈수록 뇌를 긴장감 있게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경제적으로 안정되고, 일에 익숙해질수록 어쩌면 뇌는 게을러질 수 밖에 없다. 이 때 새로운 분야의 공부를 하면 젊은 시절처럼 총기를 띠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우선, 예전에 알고 있었지만 잊고 있던 지식부터 다시 들여다봐도 좋다. 영어 공부를 다시 해 보는 시도만으로도 뇌를 활성화시킬 수 있다.
 
셋째, 외로움을 극복할 수 있다. 영국에서 외로움을 ‘사회적 질병’으로 규정했듯, 시니어 시기에는 외로움이 큰 숙제이다. 자녀가 장성하고 현역에서 물러나 은퇴를 하면 갑자기 주어진 시간을 홀로 견뎌야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공부를 하다 보면 외로울 새가 없다. 급히 출장만 다녀왔던 외국의 문화와 역사를 다룬 책을 읽어보자. ‘학창시절 이렇게 시간을 갖고 공부했으면 세계사를 좋아했을텐데’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넷째, 새로운 친구를 얻을 수 있다. 취향 중심의 각종 커뮤니티에 참여해 함께 공부하고 교류를 하면, 다양한 친구를 만날 수 있다. 이전의 학연 지연 혈연으로 연결된 친구, 혹은 직장생활을 하며 알게 된 동료나 거래처와는 또 다른 관계가 생기게 된다. 공자가 “세 사람이 길을 가면 그 안에는 반드시 스승이 있다”라고 말했듯, 새로운 공동체에서의 교류는 지적인 자극을 줄 것이다.
 
일본 메이지대 사이토 다카시 교수는 대학강의만 하는 게 아니라 대중적인 글도 많이 쓰고 방송 출연도 하면서 '괴짜 교수'라는 별명을 얻었다. 다카시 교수는 <내가 공부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책에서 학술적인 연구가 아니라, ‘평생 공부’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공부의 기본은 자신의 고정관념을 계속 깨뜨려 나가는 것”(30쪽)이라고 했다.
 
공부란 타인에 비춰 자신을 계속 새롭게 하는 작업이다. 특히 인생 2막의 공부는 고인물이 아니라 흐르는 시냇물로 전환 시켜 줄 계기가 된다. 무엇보다 이 시기 공부의 가장 긍정적인 효과는 젊게 살 수 있다는 것이다.
 
글: 이재원 인생 2막 큐레이터. 성균관대 초빙교수·한양대 겸임교수. 이화여대 연구위원. 이화여대 학·석·박사. 텐아시아 편집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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