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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스토리

MIRAE Story

여가, 문화, 나눔, 주거 등 시니어를 위한 가치 있는 이야기를 전합니다

수목의 싱그러움과 호국의 의미를 살피는 유월의 아산

2024-06-03

수목의 싱그러움과 호국의 의미를 살피는 유월의 아산
- 초여름의 산록 속으로
 
아산 1

온 천지에 퍼진 꽃 소식은 이미 절정을 넘어섰다. 이제 신록이다. 녹색이 짙어졌다. 푸르름이 싱그럽다. 마음이 급해도 서두를 일은 아니다. 서둘러 달려가도 천천히 가도 그 자리에서 계절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곳, 이 땅의 어느 곳에서든 다가가기 쉬운 충남 아산은 초여름 나들이 장소로 더할 나위 없다.     
 
아산은 사철 꽃이 만발하는 식물원이나 규모가 제법 큰 수목원이 있다. 곡교천을 따라 이어지는 가로수길은 계절마다 최고의 힐링 로드다. 언제든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늘 아름다운 공세리 성당이 고즈넉하고, 500년 넘도록 이어져 온 오래된 집성 마을 외암민속마을도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유월을 맞아 충무공을 모신 현충사에 들러 호국의 의미를 되새길 기회이기도 하다. 

 
아산 2

-수목원 언덕을 올라 아산만을 내려다보다 
피나클랜드 수목원은 여전히 튤립과 수선화가 눈부시고 주변을 둘러싼 숲의 향기로 가득하다. 수목원 입구에 들어서면 메타세쿼이어가 양옆으로 길게 늘어서 반긴다. 각양각색의 꽃과 나무와 풀밭이 펼쳐진 정원 산책로에 초여름 분위기가 물씬하다. 
 
산의 최고봉 또는 최정상이라는 의미를 뜻하는 이름의 피나클랜드 수목원은 애초에 아산방조제 매립을 위한 채석장 부지였다. 경남 거제의 섬 전체를 정원으로 꾸민 외도 보타니아 공원 설립자 고 이창호 선생의 자녀들이 이곳 피나클랜드를 가꾸어낸 땀의 과정은 또 다른 민간 정원의 이야기로 전해지고 있다. 
    
물, 빛, 바람을 주제로 모든 이들에게 쉼과 치유를 전하는 자연 테마파크를 만들어낸 수목원 전체가 한눈에 보아도 싱그럽다. 강렬한 색감들로 시선을 압도하는 튤립정원을 지나 일단 카페 호수에 앉아 잠깐 숨을 돌린다. 시원하게 뿜어 올리는 분수를 바라보면서 호수를 즐겨보는 것으로 시작한다.   
      
수목원과 동물원, 카페와 레스토랑, 둘레길과 전망대 등 10여개의 테마 공간을 이룬 대지가 10만 7,300㎡라고 한다. 넓은 잔디광장을 느릿하게 둘러보다가 오솔길을 오르면 동물 체험장이 나온다. 알파카와 산양 농장이다. 먹이 주기 체험도 한다. 고진감래 길이라 칭하는 지그재그 길을 오르고 바람에 흔들리는 싱그러운 수목들의 숲 내음이 사방에서 느껴진다. 
   
아산 3

조금씩 숨이 차오르지만 생각보다 벅찬 길은 아니다. 과일 정원과 장미 정원의 귀여운 조형물들이 즐거움을 준다. 전망대를 앞두고 수선화 언덕이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눈부신 아침햇살에 산과 들 눈뜰 때/ 그 맑은 시냇물 따라 내 마음도 흐르네/ 가난한 이 마음을 당신께 드리리/ 황금빛 수산화 일곱 송이도~♪ 
오래전 기억 속의 수선화는 늘 일곱 송이였는데 피나클랜드 언덕에 정신없이 피어난 노란 수선화는 헤아릴 수 없다. 한참을 멈추어 서서 수선화 언덕을 마음껏 누려볼만 하다. 
 
하늘 정원에서 바라보는 탁 트인 평야, 멀리 아산만 방조제가 가로지르고 다른 쪽으로는 서해 대교도 보인다. 넓은 줄 모르고 높은 줄도 모른 채 수목원을 돌아보았는데 이렇게나 드넓은 서부 내륙의 산하가 눈앞에 펼쳐진다. 하늘 정원을 돌아 둘레길 옆 시원한 폭포의 물바람을 쐬고 바람의 언덕으로 내려가기 시작이다. 자작나무 숲과 바람개비 조형물, 수풀 누리를 걷다 보면 숲속 벤치에서 느긋하게 담소를 나누는 이들이 보인다. 그야말로 쉼과 치유의 휴식 공간이다.    
♠피나클랜드 주소: 충청남도 아산시 영인면 월선길 20-42
 
아산 4

-공세리 성당 십자가 길 따라
성당 앞에 서니 비로소 마음이 평온해진다. 공세리 성당만의 고풍스럽고 뾰족탑 양식의 성당 앞에선 경건함이 저절로 생겨난다. 1890년이 이곳 성당의 시작이라니까 130여 년의 유서 깊은 성당이다. 예로 부터 이 일대의 세곡을 저장하던 공세 창고였는데 신유, 병인을 거치면서 이 지역 순교자들을 모시는 순교 성지로 의미가 깊은 곳이다.  

 
아산 5

공세리 성당 주변으로 수백 년의 거목에 돋아난 연두색 잎이 투명하다. 성당을 둘러싼 곳마다 계절 꽃들이 화려하다. 조금 떨어져서 바라보노라면 꽃과 나무들에 파묻힌 성당 건물이 반쯤만 보이기도 한다. 오래된 건물들 사이로 조용히 산책도 하고 나무숲 냄새도 맡아보며 잠시 시간의 따뜻함을 느껴본다. 기품 있는 성당이 화사함으로 변화하니 또 다른 기분을 준다.
 
천천히 성당을 한 바퀴 돌면서 십자가의 길을 따라 발걸음을 멈추고 당시 순교한 성직자들의 비문을 잠깐씩 읽어본다. 서서히 마음이 추슬러진다. 살다 보면 종교의 성스러움이 아니어도, 종교와 상관없어도 기도하고 싶어질 때가 있다.
♠충남 아산시 인주면 공세리성당길 10 공세리성당/ 공세리 194-1
 
아산 6

-느림의 여운, 외암민속마을
약 500년 전 예안 이씨(李氏) 일가가 낙향하여 살았던 곳, 그 후손들이 번성하여 집성 마을이 형성되었다. 이제는 민속 마을이 되어 중요민속자료로 지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도 여전히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으므로 마을 안길로 돌아볼 때는 예의를 갖추어야 함을 명심해야 한다. 호박 넝쿨 담장과 사립문 사이로 보이는 작은 툇마루가 정겹다. 대갓집 정원이나 대청마루의 면모가 또 다른 가옥의 형태를 구분해보게 만든다. 타임머신을 타고 옛사람들의 일상을 상상해 볼 수 있는 시간이다. 전통 체험 프로그램의 재미도 있으니 참여해 보아도 좋을 듯.     
 
여름이면 담장에 피어오른 능소화가 이곳만큼 잘 어우러지는 곳이 있을까 할 정도로 예쁘다. 뒤편으로 연못 가득 백련이 피어나는데 소박한 외암마을과 새하얀 백련의 조화를 보면서 능소화도 백련도 이렇게 다 제 자리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충남 아산시 송악면 외암민속길 5/ 외암리 258-3

 
아산 7

-자연 풍광 속에서 넋을 기리는 현충사
더 이상 설명이 필요하지 않아도 될 충무공 이순신 장군을 모신 곳이다. 그분의 영정을 모신 사당 현충사는 매년 4월 28일에 탄신제전을 올려 고인의 넋을 추모한다. 지금은 수도권에서 전철이 개통되어 찾아가기도 좋아졌다. 그뿐 아니라 현충사도 예쁘게 잘 가꾸어져 있어서 나들이 삼아 찾아가도 좋고 경건한 마음으로 산책하는 시간으로도 더없이 좋다. 지하 1층과 지상 1층으로 조성된 역사 테마관은 해전실, 충무공실, 기획전시실이 있으며 편안한 관람객 쉼터도 마련되어 있다. 4D 체험 영상실도 볼 만하다. 자세한 역사 자료와 영상으로 실감 나는 공부도 된다. 미리 신청하면 안내 해설을 들을 수 있고 홈페이지에서 사전 예약이 가능하다.     
     
아산의 방화산 기슭에 자리 잡고 있어서 자연 풍광도 차분하다. 전통 놀이도 할 수 있고 연못 속에서 노니는 잉어를 들여다보면 여름 나들이의 즐거움도 맛볼 만하다. 요즘은 역사적 공간이 즐거운 나들이 장소로도 잘 이용될 수 있도록 관리되어 있어서 박물관이나 유적지가 일석이조의 장소가 된다. 북새통의 놀이 장소와는 달리 차분한 하루 나들이가 될 만한 아산이다.
♠충남 아산시 염치읍 현충사길 126/ 백암리 298-1


    ·    사진 이현숙 굿네이버스 미래재단 객원기자/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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