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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스토리

MIRAE Story

여가, 문화, 나눔, 주거 등 시니어를 위한 가치 있는 이야기를 전합니다

백두산 정상에 오르다

2024-06-11

백두산 정상에 오르다
 
 
 백두산은 우리에게 어떤 산인가? 고도 2,750M로 한반도 최고 높이의 산이자 민족의 영산이다. 버킷리스트에 포함시킬만큼 백두산은 꼭 가보고 싶던 곳이었다. 백두산 여행 패키지에 자리가 있다는 얘기를 듣고 바로 예약했다. 통일이 되고나면 북한 땅으로 올라가겠지만, 지금은 중국 땅을 통해서 올라갈 수 있는데 그저 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위안을 삼아야 했다. 하루에 입장할 수 있는 정원이 정해져 있다 하여 새벽부터 조식도 못 먹고 서둘러 가야했다.
 
 백두산하면 천지다. 화산 활동으로 물이 고인 천지를 봐야 비로소 백두산을 제대로 봤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천지는 운이 좋아야 겨우 볼 수 있다고 들었다. 가이드도 5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고 했다. 백번 가서 두 번 보기도 어렵다며 혹시 못 보더라도 실망하지 말라고 미리 경고했다.

 
백두산 1

 천지 구경은 두 번에 걸쳐 시도하게 되어 있었다. 한번은 서쪽 언덕으로 오르는 서파코스이다. 아침부터 하늘이 흐리고 빗방울까지 비쳐 발걸음이 무거웠다. 가이드는 천지 구경은 어렵고 백두산 정상에 가 보는 것만으로 만족하라고 했다. 거대한 클럽 하우스 같이 생긴 산문에 도착해서 1,442 계단을 올라가는 코스였다. 한쪽은 화강암 계단이고 한쪽은 나무 계단인데 모두 나무 계단만 이용하고 있었다. 비가 내려서인지 사람은 많지 않았다. 중간 곳곳에 대피소가 있고 제 발로 못 올라가는 사람들을 위해 돈 받고 태워주는 가마가 대기하고 있었다. 
 
고산 두견화라는 흰 꽃이 군데군데 피어있었다. 7월인데도 아직 어른 허리 높이 쯤 되는 잔설도 볼 수 있었다. 정상에 오르니 넓은 나무 데크 전망대가 있었다. 천지는 안개에 가려 전혀 보이지 않았다. 현지 사진사가 맑은 날 천지 배경 사진에 얼굴 사진을 합성해서 파는 사진이 1만원이라며 찍으라고 했다. 그렇게라도 아쉬움을 달래는 사람들이 많았다.
  
백두산 2

 다음날은 북파로 다시 천지를 보러 가는 도전이었다. 아침에 날씨가 맑아 기대되었다. 그러나 천지는 고산이라 기상 변화가 무쌍하니 올라가봐야 천지를 볼 수 있을지 알 수 있다고 했다. 북파 코스는 산문에서 10인승 봉고로 갈아타고 거의 정상까지 올라가는 방식이다. 거대한 산을 이리저리 둘러 지그재그로 올라가는 것이다. 걷기에 자신 없는 사람도 천지까지 가서 볼 수 있는 코스이다. 가는 길에 야생화도 볼만하고 올라갈수록 나무가 작아지다가 나무는 없고 풀만 자라는 생태 변화를 볼 수 있었다.
 
 북파로 올라가 보니 정상 부근에 사람들이 긴 줄을 이루며 몰려 있었다. 서둘러 가보니 천지는 자욱한 안개에 가려 볼 수 없었다. 가이드가 한 시간을 할애해줬는데 한 시간 내내 간간이 안개가 잠깐 옅어질 때마다 사람들의 함성이 들렸다. 그 틈에 천지를 봤다는 사람도 있고 못 봤다는 사람도 있었다. 필자도 얼핏 본 것 같기는 한데 마치 꿈속에 본 것처럼 흐릿한 기억만 있지 봤다는 확신을 할 수 없었다. 이윽고 한 시간이 다 되어 포기하고 내려가려던 차에 일행들이 좀 더 기다렸다가 천지를 보고 가자며 붙잡았다. 이번 기회가 아니면 언제 또 백두산에 오겠느냐는 것이다. 약속시간에 모이라는 가이드의 지시를 어기고 버틴 것이다.
 
백두산 3

 그렇게 10분 정도 지나자 사람들의 함성이 다시 들렸다. 천지 쪽을 보니 안개가 걷히며 거짓말처럼 천지가 열리기 시작했다. 천지의 검은 물결도 보이고 반대편 고봉들도 보였다. 장엄했다. 그리고 신비로웠다. 한동안 넋 잃은 사람처럼 천지를 바라보다가 마친 듯이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겨우 두 번의 도전 만에 천지를 본 것이다. 어마어마한 행운이다. 앞으로 운수 대통할 것 같은 벅찬 감정이 치밀었다. 눈물을 흘리는 사람도 있었다. 왜 아니겠는가.
 
 하산 길에 장백폭포와 온천 구경을 했다. 천지를 보고 난 후라서인지 사람들의 표정은 싱글벙글 이었다. 마치 소원 성취라도 한 것처럼 보였다.
 
강신영 굿네이버스 미래재단 객원기자
 
약력 : 칼럼니스트(영화, 댄스, 여행, 시니어 라이프). 한국문인협회/송파 문인협회 회원. 한국시니어브리지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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