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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스토리

MIRAE Story

여가, 문화, 나눔, 주거 등 시니어를 위한 가치 있는 이야기를 전합니다

서산 갯마을에 찾아온 여름

2024-08-05

서산 갯마을에 찾아온 여름
- 서산여행은 여운이 길다
 
서산 1

-어서 와, 해미읍성은 처음이지?
들어서자마자 밝은 모습의 폰트로 반겨주니 기분이 좋아진다. 서산에 갔다면 들르지 않을 수 없는 곳, 해미읍성(海美邑城)이다. 읍성(邑城)은 대부분 외세의 침략에 대비해 쌓은 성이다. 해미읍성도 그런 이유로 평야 지대에 쌓은 성인데 이곳엔 또 하나 특별한 이야기가 담겼다.     
 
우리나라에 천주교가 처음 들어왔을 때 천주교는 서학이라는 학문으로 연구되었다. 점점 믿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선비들의 천주교 반대 의견이 맞서기 시작한 것이다. 천주교 박해가 심해지고 수많은 사람들이 죽던 시절이었다. 이때 해미읍성에서는 천 명이 넘는 천주교 신자들이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이름 없는 신자들의 형장이 되어 버린 해미읍성에서 처형당하고 남아있는 사람들은 어디론가 끌려갔다. 읍성 안에는 당시 천주교 박해를 고스란히 기억하는 회화나무가 남아있다. 해미읍성은 아픔이 담긴 이 땅의 대표적인 천주교 성지다.  
 
서산 2

포졸이 지키는 진남문을 지나면 나타나는 너른 대지가 가슴을 뻥 뚫어준다. 평지 위로 바람이 불어오고 햇살이 쏟아진다. 이 성의 축조를 지시한 왕은 조선 태종이다. 높이 5m에  길이 1,800m, 성 안쪽의 넓이는 2만여 평이다. 한때 충무공 이순신도 충청 병사로 근무했었다고 한다. 잔디밭 위를 걷다 보면 투호나 장기 등의 민속놀이를 해볼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어서 심심찮다.      
 
옛 조선시대를 재현한 듯한 분위기의 마을도 볼 수 있다. 내아, 동헌, 객사, 전통 주막이나 찻집이 보인다. 조선 시대 부농이나 말단 관리, 민가 몇 채와 상인들의 집을 재현해 놓았다. 이전에 왔을 때는 한복을 입으신 할머니께서 직접 다듬이질하고 있었는데 이날은 안 계셨다. 
        
서산 3

108 계단을 올라야 하는 청허정 옆의 동헌 안에 드니 평온하고 고즈넉하다. 동헌 마루에 걸터앉아 한나절 멍하니 앉아 있고 싶은 곳이다. 잘생긴 소나무가 서 있는 귀빈 숙소였던 객사도 단아하고 정갈하다. 소나무 아래 돌의자에 잠시 쉬어 본다. 너른 잔디밭과 오래된 나무들이 쉼터를 제공한다. 드라마‘미스터선샤인’촬영 지였다고도 한다. 무슨 장면이었을까. 담장에는 여름꽃이 희고 노랗게 피어났다. 해미읍성은 잔잔했다.   
  
서산 4

-평온한 절집, 개심사(開心寺)
개심사로 들어가는 길은 숲길을 걷는 맛이어서 좋다. 예전에 땀 뻘뻘 흘리며 높은 돌계단을 한참 올랐던 기억이 있어서 잠깐 갈까 말까 망설이다가 일단 올랐다. 등산도 별로 안 좋아하는데 꾸역꾸역 오르는 일이 썩 내키지 않지만 서산의 개심사는 일단 오르고 볼 일이다.     

 
서산 5

종교와 상관없이 산사는 늘 좋다. 절집을 찾는 이유는 각자 다르겠지만 우선 고적해서 기분이 차분해진다. 깊은 산속 옹달샘의 물 한 모금도 달고 슬쩍 스치는 바람도 좋다. 어쩐지 속세를 벗어난 기분을 주는 절집이다. 충남 4대 사찰 중 하나인 개심사는 백제 의자왕 시절 혜감국사가 창건하였다.  
 
초파일이 지난 지 한참이지만 절 마당에는 연등이 화려하고 사람들은 절기와 한 장에 마음속 기원을 적는다. 청벚꽃 떨어졌던 절 마당 구석마다 또 다른 풀꽃이 피어났다. 담장 위로는 잡풀이 삐죽삐죽 솟고 벌이 윙윙거리며 난다. 팔작지붕 아래 두 손 모으며 마음을 가다듬고 짙어져 가는 숲에 파묻힌 채 비탈진 길을 걸어 내려오는 차분해진다.   

 
서산 6

-바닷가 마을 한 나절, 왕산포구
서산의 왕산포는 일몰이 아름답다는데 거기에 갔던 시간은 아른 아침이었다. 새벽 시간의 찬 공기가 시원하던 들길을 쭉 달렸다. 포구를 향해 가는 지곡면의 가로수 길이 울창하다. 미끈하게 잘생긴 나무랑은 사뭇 다른 모습이다. 정이 가는 거칠고 오래된 나무들이 길옆으로 숲을 이루고 있었다. 곡선으로 휘어지는 가로수 길을 달릴 때는 오래된 숲의 전설이 담겨있을 텐데 하는 생각도 들었다.     
 
서산의 서북쪽 왕산포는 가로림만에 접해 있어서 갯벌의 바지락이나 주꾸미, 낙지 등이 많이 나는 곳이다. 서산시와는 뚝 떨어져 있어서 깊숙이 들어와야 하는 곳이다. 예전 같으면 먼 길을 돌아 들어올 테지만 이제는 시내에서 30분이면 가능하다.      
어촌 마을 앞바다에 쉬고 있는 어선들이 보인다. 예부터 많은 어선이나 나룻배가 오가던 교통 요지답게 넓은 앞바다가 탁 트이고 훤하다. 그 옛날 고기잡이가 성행하던 때와는 달리 이제는 여행자들이 갯벌 체험도 할 수 있도록 달라졌다. 왕산체험어촌휴양마을로 거듭나 운영하는 게 보인다. 사는 모습은 날마다 변화하고 살아가는 방법도 달라진다.     

 
서산 7

마을 뒤편으로 전망대가 보인다. 이곳에 오르면 너른 바다 풍경과 함께 바다를 뒤덮는 노을을 보게 된다. 전망대 오르는 입구에 '서산 갯마을' 노래비가 있다. 어촌 아낙네들의 애환이 담긴 이야기의 옛 노래다.
 
굴을 따랴 전복을 따랴 서산 갯마을/ 처녀들 부푼 가슴 꿈도 많은데/ 요놈의 풍랑은 왜 이다지 사나운고/ 사공들의 눈물이 마를 날이 없고나// 눈 이 오나 비가 오나 서산 갯마을/ 쪼롬한 바닷바람 한도 많은데/요놈의 풍랑은 왜 이다지 사나운고/ 아낙네들 오지랖이 마를 날이 없구나.♪~   
       
물이 가득 차오른 바다도 물이 빠져나간 썰물 풍경도 나름대로의 이야기를 전한다. 포구가 제법 넓어서 바다가 끝없이 보인다. 데크를 따라 바다 위를 걸으면 바람이 확실히 다르다. 그야말로 짭조름한 바닷바람이다. 한가롭게 어슬렁거리며 노닐던 바닷가 마을의 한나절이다.   

 
서산 8

-활기 넘치는 삼길포항
이번엔 삼길포항이다. 서산 9경 중의 하나다. 대호방조제 서쪽에 자리 잡고 있으며 서해안의 미항으로 불린다. 삼길포항의 트레이드마크인 빨간 등대와 스탬프 투어를 여기서 찍는다. 참고로 서산 9경은 서산 해미읍성, 용현리 마애삼존불상, 간월암, 개심사, 팔봉산, 가야산, 황금산, 한우목장, 삼길포항이다. 서산 9경 말고도 안견기념관과 서산 동부전통시장도 빠뜨리면 섭섭하다. 
 
삼길포항(三吉浦港)은 서산시 대산읍의 어항으로 서산에서 가장 큰 포구다. 유명한 우럭 조형물이 마스코트처럼 반긴다. 갈매기가 나는 바다를 앞에 두고 항구 풍경을 구경하다보면 곧장 수산시장이 나타난다. 서산의 유명한 포구로 해마다 우럭 축제가 열릴 만큼 우럭과 꽃게, 붕장어 등이 많이 잡힌다. 포구의 수산시장은 활기차다. 삼길포항의 식당들은 대부분 분주하고 바다 위에 떠 있는 선상횟집은 이른바 이곳의 최애 코스이자 명소라고 한다. 머리 위로 갈매기가 날고 가끔 뱃고동 소리도 들으며 즐기는 식사일 터. 간간이 유람선이 오간다. 유람선 운행 시간은 1시간 정도, 대산항, 대난지도, 소난지도, 소조도, 대조도를 거쳐 돌아오는 코스로 이용 요금은 성인 기준 15,000원. 

 
서산 9

-삼길포항 전망대
삼길포항 수산시장 맞은편으로 전망대 가는 길이 보인다.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으니 들러볼 만하다. 숲으로 우거진 산책로를 따라 오르면 제1 전망대가 나온다. 단 몇 분 만에 항구의 소란함을 벗어나 한적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전망대 저편으로 크고 작은 섬들이 쭉 이어져서 보인다. 봄이면 야생화 출사지로 알려진 풍도가 눈앞에 있다. 여기서 조금 더 올라가면 봉수 전망대. 고요한 숲속에 난 산길이어서 혼자만의 사색의 시간으로도 좋을 듯하다. 이제 철은 지났지만 벚꽃 피는 계절에는 숲속 꽃길을 걷는 힐링의 시간이 되는 곳. 서산 갯마을이다.
    
서산 10
서산 11

-간월암, 서산의 일몰
충청남도 서산시 부석면 간월도리에 위치한 암자. 조선 초 무학대사가 창건. 만공 대사가 중건하였다고 전해지는 간월암이다. 썰물 때에는 뭍(간월도)과 연결되고 만조 시는 섬이 되는 지형에 세워져 있다. 이곳에서 수행하던 무학이 어리굴젓을 태조에게 진상하였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는 기록처럼 간월암 주변은 굴밥 집이 유명하다. 간월암을 돌아 나오면서 바닷길 저편으로 신비로운 노을이 내린다. 바다 위로, 갯벌 위로, 들판으로, 산 너머로. 서산 여행은 여운이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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