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어가면서 절감하게 되는 것이 기억력의 쇠퇴다. 날로 떨어지는 기억력의 쇠퇴를 느끼면서 ‘혹시 이러다 치매 걸리는 것 아니야’ 라는 걱정도 흔히 하게 된다.
사실 기억을 잘 하지 못해 마음 편하게 살아갈 수 있는 점도 있기는 하다. 모든 것을 AI처럼 기억한다면 마음 상하는 많은 일들로 인해 잠을 못 이루고 스트레스를 받아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망각 탓에 그나마 이렇게 잠을 잘 잘 수 있는 것이란 생각을 하면 기억력이 그다지 좋지 않은 게 다행이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
기억과 추억의 차이는 무엇일까. 기록할 기, 생각할 억, 지난 일을 적어두어 잊지 않고 생각해낸다는 게 기억이라면, 쫓을 추, 생각할 억, 지난 일을 뒤쫓아 돌이켜 생각한다는 게 추억이다. 기억이 잊지 않고 생각해 내는 정보의 성격이라면 추억은 시간을 거슬러 돌이키고 싶을 만큼 좋았던 감정이 더해진 것이라 할 수 있다.
나이가 들수록 점점 과거 이야기만 되풀이한다고 한다. 그건 아마도 오늘이 어제 같고 내일 역시 오늘과 다름없을 거라는 무료한 일상 때문이다. 반면 돌이켜보는 과거는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각색되어 더 빛나게 마련이다.
엄마에게 그런 추억의 선물을 드리고 싶어 만든 것이 ‘딸이 찾아주는 엄마의 그림책’이었다. 머리에 서리가 내린 엄마에게도 소녀의 천진난만함이, 아가씨의 풋풋함이 있었을 텐데 하는 마음에, 잊고 있던 감정을 돌이켜 보는 행복한 시간을 선물하고 싶었다.
지금은 흔하디흔한 색연필이지만 엄마들은 그런 걸 가져볼 기회가 없는 세월을 살아오셨다. 흑백 텔레비전 같은 인생에 색이 고운 색연필로 색칠을 하고 추억의 이야기들을 글로 적으면서 컬러 텔레비전처럼 인생이 총 천연색으로 바뀌는 마술을 경험하게 해드리고 싶었다.
색칠로 떠나는 추억여행으로 그동안 잊고 지내던 수많은 이야기들이 여행과 함께 쏟아져 나옵온다. 여행 가는 기차 안에서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이어지듯 가슴 속에 묻어두었던 추억들이 실타래처럼 이어져 나온다.
오늘의 기억은 점점 희미하지만 옛날의 추억은 어쩜 그리도 또렷한지. 거기에 감정이 더해져 엄마의 인생 이야기는 영화처럼 펼쳐진다. 자신이 생각해도 신기할 정도로 재미 나단 생각이 든다.
나이 들어가면서 잃어가는 것이 기억력만은 아니라 상상력과 호기심도 함께 사라진다. 어린 아이들의 표정이 생기 넘치고 행복해 보이는 것이 상상력과 호기심이 넘치기 때문이라면 어르신들의 경직된 표정은 그걸 잃어가기 때문이다.
어르신들도 색칠을 하고 글을 쓰는 순간 어린 아이, 젊은 시절의 감성으로 돌아가 그때는 하지 못했던 상상의 나래를 펴면서 행복해진다. 그때 그 시절에는 형편이 어려워 먹지 못했던 솜사탕, 가보지 못했던 극장이지만 타임머신을 타고 날아가는 추억 여행에서는 무엇이든 가능하다.
고령화 시대, 이제는 본인이 원치 않아도 오래 살 수밖에 없는 시대다. 원하든, 원치 않든 오래 살아야 한다면 행복하게 잘 사는 것이 필요하다. 남은 시간을 살아내는 ‘여생’이 아니라 새로운 페이지에 그림을 그리는 인생 2막 어떨까.
다시 육체적으로 젊어질 수는 없지만 마음은 회춘할 수 있다. 어제보다 오늘이 더 설레는 시간을 살아간다면 100세 시대는 축복이 될 수 있다. 잃어가는 것을 안타까워하지 말고 내가 지닌 것의 소중함을 느끼면서 살아간다면 하루하루가 감사로 넘치게 된다.
그림을 그리는 것은 재능이 필요하지만 밑바탕이 그려져있는 그림에 색칠을 하고 글을 쓰는 것은 누구나 가능하다. 남과 비교하지 않고 나만의 인생 이야기를 담아 완성되어가는 그림책은 나에게 주어지는 선물이다.
머릿속 기억이 흐려지고 지워지는 것은 막을 방법이 없지만 지워지지 않는 가슴속 기억을 위해 지금부터 부지런히 저금해 보면 어떨까.
글. 유지윤 수브레인 대표. 어제보다 오늘이 더 설레이며 몸과 마음이 행복해지는 시니어뉴라피으를 만들어가는 시니어문화사업가. 고령화 시대를 맞아 치매 예방과 뇌건강을 위해 컬러링과 글쓰기를 접목한 ‘인생그림에세이’란 장르를 개발해 8권의 시리즈를 만들었고 게속 이어가는 중이다. 현재는 강의를 통해 시니어정서지원과 인지활동을 도우며 ‘따로또같이’ 시니어문화사업을 진행한다.
앞으로 음악과 미술, 체육이 어우리즌 ‘시니어음미체’로 품격있는 시니어뉴라이프를 만들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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