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RAE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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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놓을 수 없는 튀르키예 여행
2024-12-17
빼놓을 수 없는 튀르키예 여행
나름대로 동서양을 여러 번 오가며 이스탄불 공항을 경유하거나 환승했으나 정작 튀르키예 여행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과거 동로마제국의 영광과 문화가 꽃 피었던 지역인데 튀르키예 여행은 우선순위에 들지 못했었다. 그러나 다른 나라를 끼지 않은 단독 여행 상품으로 나와 있고 코로나 전까지만 해도 여행 경비가 1백만 원이 안 넘는 등 여러모로 매력적인 여행지가 바로 튀르키예다. 무엇보다 튀르키예를 빼고는 이탈리아에서부터 시작된 로마 시대의 고대 문화를 얘기할 수 없다 하여 큰 마음을 먹고 나섰다.
첫날 인천에서 11시간 반 걸려 이스탄불 공항에 도착했다. 서양에 다니면서 자주 들렀던 공항인데 2018년 신축 공항이 생기면서 지금은 세계 최대 공항이란다. 공항 인근 숙소에 짐을 풀었다.
다음 날은 이스탄불 시내 관광을 떠났다. 우선 유명한 블루모스크로 향했다. 인근 정복지에서 약탈한 오벨리스크가 몇 개 있고 내부를 관람했다. 이후에는 돌마바흐체 궁전을 관람했다. 점심 직후 버스를 타고 450km 이동해야 했다. 무려 서울-부산 거리로 총 6시간을 이동하던 중 멀미가 감지되어 멀미약으로 때웠다. 이 나라에서 장거리 버스 여행은 다반사다.
3일째는 최대 생산지인 투즈괼레라는 소금호수를 방문했다. 멀리 산만 안 보이면 볼리비아의 우유니 사막 못지않은데 가이드도 시답지 않게 소개하고 본인은 정작 버스 안에서 나와 보지도 않아 감동이 반감됐다.
다시 버스로 이동하여 카파도키아로 갔다. 자연의 풍화 작용으로 만들어진 기암괴석의 괴레메 파노라마를 돌아봤다. 상상력의 골짜기라 부르는 데브란트 계곡도 돌아봤다.
4일째는 새벽 4시 기상, 5시 식사, 6시 열기구 타러 가는 차에 탑승했다. 날씨도 기온이 3도라서 추워 내복으로 무장해야 했다. 열기구는 굳이 타야 하나 망설여지기도 했으나 모두 간다 하여 나도 합류했다. 비싸긴 하지만 탈만 했다. 열기구 아래 기암괴석의 계곡을 볼 수 있었다.
비둘기 계곡이라는 우치사르, 초기 기독교인들이 박해를 피하기 위해 건설한 지하도시 데린쿠유, 와인의 주요 생산지이기도 해서 땅만 파면 바로 지하 동굴이 되는 투라산 와이너리 관광을 했다. 중식 후, 곡창지대 콘야로 이동했다. 이슬람 신비주의 종파의 창시자 메블리나의 무덤 사원, 최대 크기의 사원이 있는 알라딘 사원 및 공원을 돌아봤다.
5일째 관광은 지중해성 기후로 포근한 알라니야로 이동했다. 안토니우스가 클레오파트라에게 선물했다는 6km 해변과 비츠를 돌아봤다. 담라타쉬 석회동굴까지 보고 시데(SIde)로 이동했다. 랜드 마크인 아폴론 신전, 원형 경기장을 돌아보고 아나브가트 폭포 대신 듀덴폭포를 감상했다. 대표적 휴양도시인 안탈리아로 이동했다.
6일째는 일출을 본다고 새벽에 출발하여 유람선을 타고 한 바퀴 돌았다. 석회 온천 휴양지 파묵칼레로 이동했다. 제우스신과 에르메스 신이 있다는 올림푸스 산에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갔다. 성스러운 고대도시라는 히에라폴리스, 자연이 빚어낸 순백색의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석회봉에서 수많은 관광객들과 함께 족욕까지 했다.
7일째, 에게 해의 도시 에페소로 이동했다. 헬레니즘 시대에 건축한 2만 4000명 규모의 대극장, 셀수스도서관, 신들의 부조가 있는 히드리아누스 신전 등 유적지를 돌아봤다. 이즈미르 공항으로 이동하여 다시 이스탄불에 도착했다.
8일째, 기독교 정교와 이슬람교가 공존하는 아름다운 성 소피아 사원, 오스만 투르크 황제들의 궁전 톱카프 궁전, 이스탄불을 아시아와 유럽으로 나누는 보스포루스 해협을 유람선을 타고 돌아봤다. 이스탄불 최대 전통시장인 그랜드바자르를 끝으로 여정을 마쳤다.
사진 = 강신영 객원기자
튀르키예는 찬란한 고대 문화가 많지만, 정작 유네스코 문화유산은 19개 밖에 없어 고대 문화를 대하는 대우가 너무 박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비잔티움 문화는 정복자 입장에서 자기 것이 아니라 그렇다는 해석도 있다.
패키지여행 상품은 8박 9일에 150만 원 정도로 나와 있으나 옵션 금액이 별도로 그만큼 되는 기형적 구도다, 쇼핑도 여러 군데 각오하고 가야 한다. 무엇보다 하루에 버스 6시간 인동, 걷기도 1만 5000보 정도를 해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체력 소모를 감안해야 한다.
글 · 사진 강신영 굿네이버스 미래재단 객원기자